헛소리꾼을 드디어 읽었다.

돈이 없어서 한 3달간 라노베를 못지르다가,

며칠전 간신히 질러서,

헛소리꾼을 사서,

다른 라노베들부터 다 읽고,

...오늘 방금 막 헛소리꾼 완독.

...

* 리뷰같은, 쓴 뒤 검토하고 정리한 글이 아니라, 그저 읽자마자 막 갈린 거니 글이 지저분 합니다.
* 나중에 다시 읽은 후 감상이 달라질까 아닐까를 비교하기 위한 자기만족적 글이니 태클은 환영(...응?)
* 애초에 다 읽기도 귀찮은 글입니다만.



...아. 음.

사실, 내 취향은 지극히 간단하다.

1. 개그가 있어야 한다.
2. 주인공이 뭔가 해야 한다.
3. 앞이 좀 지루하다 해도 절정에서 결말까지가, 반전이 있든 아니면 예정조화든 간에, 급박하면-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멈추지 않을정도로- 된다. 엔딩은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는다. '마이히메'같은 다 죽고 다 부활해서 메데타시메데타시같은 엔딩만 아니면 된다. 
4. 열혈.

대충 이정도다.

개그는 필수. 대놓고 말해 개그만 있어도 된다(...)
스토리나 설정은 내용을 어색하게 하지 않는 정도?
그래서 내가 '도쿠로'를 아주 좋아한다.
뭐, 말장난이든 페러디든 츳코미와 보케든 아니면 진지한 상황에서 딴 소리하기든 간에 피식, 혹은 낄낄 거리며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아마 읽었던 소설중 거의 안 웃었음에도 재밌게 보고, 산 건 '단장의 그림'과 '유키카제'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주인공.
주인공이 찌질하든 먼치킨이든 상관없다.(성별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가끔 여성이 주인공이면 이해가 안가는 경우도 많아서 남성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애초에 남성주인공이 더 많은 것 같고)
어쨌건, 주인공이 뭔가 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해도 '주'인공이니 만큼 스토리상에 핵심이 되는, 갈등의 해결이건 뭐건, 그 중요부분에 있어서 뭔가를 해야지, 그리고 그것은 능동적이어야 한다.

뭐, 전개는 폭주랄까, 질주랄까, 스피디한 전개면 된다는 거고.

열혈. 열혈은 중요하다. 내가 계속 모으고 있는(모으기를 포기한 것을 제외하고) 라노베/혹은 환타지 중 아마 열혈 속성이 없는 주인공이 주인공인 소설은 그다지 없을 거다. 일상물이나 개그물, 몇몇 시리즈를 제외하고. 불타오르니까 좋다. 그냥 좋다.


그런데 '헛소리꾼'은 참 미묘했다, 내게 있어선.
난 이해력도 딸리고 딱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니 당연히 내가 잘못 이해했을테고,
아직 재탕, 삼탕하진 않았으니 다시 읽어보면 느낌이나 감상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1. 개그?
헛소리꾼은 웃기다. 참 이곳저곳에서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뭐, 그건 단순히 내가 만화나 게임, 애니 등등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정발번역본에서 주석이 안 달렸음에도 '아, 이거 뭐 패러디네'라는 감상이 떠오르는 부분들을 보면서 피식거리기도 하고 말장난도 재미있었고, 아무튼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죠죠 만세.

2. 주인공?
미묘.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딱히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래디컬 下에서 '이짱'이 스스로 말했듯이, '불확정요소'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히메'가 죽었을 때, 결국 시체는 고기덩어리에 불과하다면서 구조대가 올때까지 커피나 마실까 하는게 '이짱'스러웠다고 생각해서 만족스러웠는데 미이코한테 좀 갈굼당하더니 미묘하게 열혈캐릭터화되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그 때부터 이짱이 미묘해졌다고 생각한다. 복선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 후에 전개도 괜찮았지만 뭐랄까 성장이 성장이 아니라는 느낌이랄까, '여전히' '이짱'다웠지만 '당연히' '이짱'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달까, 어휘력이라든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뭐라 표현은 못하겠지만 그런 느낌. 뭐, 단순히 내 기준에 어긋나는 이짱이 어색해보였다는 그런 말일 뿐. 가장 좋아하는 이짱의 모습은 2권-목매다는 로멘티스트-편이라서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쓰고나니 뭔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3. 전개?
미묘. 으음. 미묘. 딱히 하이라이트고 뭐고 없는 기분? 그런데도 손은 넘어가고 뒷 페이지는 궁금하니. 헛소리꾼을 읽으면서 추리(라고 해야할지는 미묘하지만)는 딱히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추리를 정말 못하는(나는코난이고 김전일이고 아가사 크리스트소설이나 코난 도일소설이건 간에 어떠한 트릭도 못풀었다)조차 2권에서 '이짱'이 증거물을 전부 위에 집어넣었던 부분을 제외하곤 못 푼 트릭이 없었다는 점(확신보다는 추측이 더 많았지만 그렇다해도 내가 추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빈약한 사건임을 알 수 있다)에서 사건해결자체는 어려운 게 없었고, 마지막 래티컬 시리즈는 전투물(...)이니 뭐 할 말도 없다. 그리고 전투물이라는 게 미묘함의 원인. 열심히 싸움질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짱은 싸우지 않는다. 아니, 못하는 거지만. 괴수대격전(...)같은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어서 '말'밖에 못하는 이짱은 당연히 구경꾼. 그런데 최종보스(...라고 하기도 미묘하지만)인 여우가면씨도 못 싸운다. 같이 구경.
...뭐냐이건. 뭐, 이짱이 원래 싸우는 캐릭터가 아니란 건 알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임팩트가 부족하달까, 판을 이끌어낸것도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도 이짱이 한 것 같기는 한데 정말 어정쩡하다. 헛소리꾼다운 전개라 생각하고 엔딩도 해피엔딩이기는 하니 괜찮다고는 생각하는데, 취향은 아니라는 느낌. 뭐라 말하기 힘들다. 역시 감수성이 부족한 나. 아무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아들을 것도 같기는 하지만... 뭐, 그저 '아이카와 준'은 최강. 끝.

4. 열혈?
...없...는 듯? 아니, 있나? 으음. 이짱이 열혈이라기 보단, 아무튼 뭔가를 하려고 하면 사건이 끝난다는 느낌. 초반엔 애초에 의욕자체가 거의 없었지만 시리즈 중후반부부터 가끔씩 의욕을 보이는 것 같기는 한데 그 결말은 전부 다 애매. 애초에 시리즈 전체에 열혈캐릭이 없다는 느낌?

...

정말 좋아했던 시리즈였는데 완결은 보고 나니 막 헛소리꾼 시리즈를 사 모으던 그 때의 빠심이라기엔 좀 오버지만, 아무튼 사고 싶고 다음권을 읽고 싶었던, 그런 두근두근함이 없다. 이건 딱히 동인지나 SS를 읽고 싶은 기분도 안든다. 내가 SS나 동인지를 보는 건, 한 작품이 '끝'났다는 것이 싫고 '이 장면에서 다른 선택을 하면'이라는 가정이 좋아서인데, 헛소리꾼은 (솔직히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딱히 정열적으로(...) 2차 창작물들을 찾아보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다. 물론, 니시오 이신의 스타일이랄까 헛소리꾼의 분위기를 살리는게 힘들겠다는 이유도 있지만.
뭐, 말하자면 이렇게 '재밌게 기대하고 두근두근거리면서 낄낄거리고 가끔은 그저 멍한 기분도 느꼈음'에도 완결을 읽고나자 의욕이 꺽이게 된 게 헛소리꾼 시리즈였다는 것.

가끔 '헛소리꾼'과 '미군과 마짱'을 비교하는 듯 한데
내 입장에선 말이 되지 않는다. 뭐, 이것에 대해서 쓰면 가뜩이나 쓸데없이 긴 이 글이 더 길어질테니 그냥 패스.
그냥 감상으로 비교하자면 내게는 캐릭터에 있어선 '미군'이 더 좋지만, 전체적인 글과 주인공을 제외한 캐릭터들에 있어선 '헛소리꾼'이라는 느낌?
뭐, 미군을 완결까지 보고 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능력자배틀(...)을 참 좋아하니 아마 저 감상은 변하지 않을 듯.


...
..
.


...이 정도겠군요.
이렇게 쓸데없이 긴 글을 제게 쓰게 만들었다는 점에서(이 글이 얼마나 쓰레기같다고 해도)
나름 라노베를 꾸준히 사왔지만 '헛소리꾼'이 제게 차지하는 위치는 상당히 높은 듯 합니다.
위에선 저렇게 이야기했지만, 지금, 헛소리꾼을 읽고나서, 마음 한구석이 뭔가 텅 빈 듯 하니 말입죠.
(저는 완결을 싫어합니다. 만화든 라노베/환타지든.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 완결이 나면 굉장히 쓸쓸해지니까)


덧.
제 취향의 작품이랄까, 가장 많이 읽은 라노베는
나이트워치 시리즈의 첫 작품 '우리는 허공에서 밤을 본다'
...고등학교때만 26번(왜 기억하고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읽었고 대학와서 지금까지도 가끔씩 읽었으니
아마 30번은 족히 넘게 읽었을 듯. 역시 열혈이 좋아요, 있는 '척'인지 정말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글이 좋아요, 페러디가 좋아요, 급박함이 좋아요.

by TheEOL | 2009/06/30 18:35 | 취미 - 이것저것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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